때는 23년 겨울 끝무렵,
로즈마리의 성장과정을 담은 포스팅 하나를 보고 다짐했지요.
나도 로즈마리를 키우겠다고.
꽃을 보겠다고 🌸🔥
그 다짐이 초록별에 닿았는지
며칠 뒤 주문한 음료에서 운명처럼 로즈마리 한 줄기를 만나게 되었어요.
휴지에 잘 싸서 데려왔다 생각했지만
집에 오는 동안 강추위와 히터의 고온을 연달아 겪은 탓인지
(3월인데도 한파였다죠)
며칠을 시름시름 흐느적흐느적 회생이 불가한가 싶을 만큼 앓더라구요.
그래도 포기하지 않았던 건,
그 며칠 후부터 근처에서 진하게 나던 로즈마리향 덕분이었어요.
물에만 담가놔도 뿌리를 내리고 새잎도 내는 건 식물들의 신비인 것 같아요.
물론 식물 입장에선 죽지 않으려고 발버둥치는 고통스러운 과정일 테지만
(이렇게 생각하면 겸허해지고 미안해지죠)
멀리 인간의 관점에서 보면 그저 기특하고 대견할 따름이에요.
그리고 마침내!
약 2주의 기다림 끝에 뿌리가 나왔어요!
세상 모든 곳에서 채집과 줍줍의 가능성을 본 날이자,
식물들의 생명려에 다시 한 번 감탄한 날이에요! 🌱
이어서 빠른 식재!
뿌리가 좀더 자라길 기다렸으면 좋았으련만
다른 식물들 분갈이 일정에 맞추느라 대뜸 심어버렸다죠.
뿌리에 비해 조금 큰가 싶기는 했지만
심고 나니 너무 잘 어울려서 조금 더 행복해졌답니다!
과습 걱정도 살짝 있었지만 며칠 지나 빠르게 마르는 걸 보고,
또 엊그제쯤엔 새 잎도 올리는 걸 보고 이제 마음을 놓았어요 🌿
푸르게 우거질 여름을, 가을을 기대합니다 💚
- 로즈마리의 성장과정을 담은 포스팅: 자타공인 드루이드 프로개님의 "로즈마리가 자란다" 포스팅으로 스크롤 한 번에 감탄과 스크롤 또 한번의 경악을, 마지막엔 경의를 느낄 수 있는 글이에요!
- 식재: 초목을 심어서 재배한다는 뜻으로, 화분에 심어주는 걸 의미해요. (네이버 국어사전)
- 분갈이: 화분에 심은 풀이나 나무를 다른 화분에 옮겨 심는 일을 뜻해요. (네이버 국어사전) 여태까지 식집사들 사이의 은어라 생각했는데 사전에 등재된 표준어일 줄이야요.
- 로자리안: 국내 토분 브랜드로 착한 가격과 다양한 디자인을 보유하고 있어요.
- 콩분: 아주 작은 화분을 뜻해요. 콩알만하다 해서 콩분일까-라고 추측만 하고 있어요.
- 과습: 물이나 습기가 지나치게 많음을 뜻해요. (네이버 국어사전) 식물을 돌볼 때 가장 주의해야 할 부분인 것 같아요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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